분류 전체보기53 부정 편향 - 나쁜 소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뇌 “왜 나쁜 일은 이렇게 오래 기억에 남을까?” 아무 일도 없던 평온한 하루였는데, 누군가 툭 던진 한 마디에 기분이 곤두서버린 적이 있다. "그거 왜 그렇게 했어?"라는 말 한마디가 머릿속을 맴돌고, 괜히 하루 종일 꺼림칙한 기분을 안고 살아간다. 반대로 누군가가 칭찬해 준 말은 금방 흘려버리거나, 들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어쩌면 이건 단순히 기분의 문제만은 아닐지도 모른다.우리의 뇌는 본래 부정적인 정보를 더 중요하게 여기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를 ‘부정 편향(Negativity Bias)’이라고 부른다. 긍정적인 경험보다 부정적인 경험을 더 빨리 인식하고, 더 강하게 반응하며, 더 오래 기억하는 성향이다.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우리의 뇌가 그렇게 작동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2025. 4. 9. 거짓 합의 효과 - 모두가 나와 같다고 착각하는 이유 지난 주말, 친구들과 식당을 고르다가 살짝 민망한 적이 있다. 내가 즐겨가는 일식당을 추천했는데, 막상 다른 친구들은 별로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맛있는 집을 싫어한다고? 다들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의 취향이나 의견이 다수의 생각과 일치할 거라고 과대평가하는 이런 심리적 현상을 '거짓 합의 효과(False Consensus Effect)'라고 한다.1977년 스탠퍼드 대학의 리 로스(Lee Ross)와 그의 동료들이 처음 이름 붙인 이 현상은 우리가 매일 무의식적으로 경험하는 인지편향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 믿음, 습관, 가치관이 '정상'이라고 여기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할 거라고 쉽게 가정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럴까? 오늘은 이 흥미.. 2025. 4. 8. 단순 노출 효과 - 익숙함이 호감을 낳는 심리적 착각 지난 주말, 우연히 라디오에서 들려온 노래가 자꾸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처음엔 그저 그런 곡이었는데, 몇 번 더 들으니 어느새 내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왜 처음에는 별로였던 노래가 반복해서 들을수록 좋아졌을까? 이런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거라 생각한다. 이건 단순히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뇌의 작동 방식과 관련된 '단순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라는 심리현상이다.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Robert Zajonc)가 1960년대에 발견한 이 현상은 생각보다 우리 삶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늘은 이 익숙함이 어떻게 우리의 호감도를 높이는지, 그리고 이것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살펴보려 한다. "낯선 것은 위험하다" - 우리 뇌가.. 2025. 4. 8. 공정 세계 가설 - 세상이 정의롭다고 믿고 싶은 마음 누군가 안타까운 일을 겪었다는 뉴스를 볼 때, 우리는 종종 이렇게 생각한다. ‘뭔가 이유가 있었겠지. 아마 본인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었을 거야.’ 그 판단은 순간적이고, 논리적인 분석보다는 감정과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생각할까. 정말 모든 결과는 개인의 선택과 책임에서 비롯되는 걸까. 여기에는 인간의 심리 깊숙이 자리 잡은 하나의 인지적 편향, ‘공정 세계 가설(Just-World Hypothesis)’이 작용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공정 세계 가설이 무엇인지, 왜 우리에게 익숙한 사고방식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함께 살펴보려고 한다. 공정 세계 가설이란 무엇인가 공정 세계 가설은 심리학자 멜빈 러너(Melvin Lerner)가 1960년대에 제안한 .. 2025. 4. 7. 역사 왜곡 편향 - 과거를 현재에 맞춰 재해석하는 함정 우리는 정말 과거를 있는 그대로 기억하는가?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자주 드는 생각이 있다. 과연 우리는 과거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있는 걸까? 아니면 현재의 눈으로 과거를 해석하며,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많은 사람들은 역사란 곧 ‘사실의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사실을 바라보는 시선은 언제나 주관적이다. 역사 왜곡 편향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사람들은 종종 과거의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현재의 가치관이나 정보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하곤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인물이 왜 그 당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한 맥락은 무시한 채, “그건 당연히 잘못된 선택이었지”라고 단정 지어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회고편향’과 ‘현재주의’가 결합된 형태이며, 우리가 과거를 왜곡되게 기억하고 해석하.. 2025. 4. 7. 감정 휴리스틱 - 기분이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순간 감정 휴리스틱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흔히 이성적인 판단을 내린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상황에서 감정이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작용한다. 감정 휴리스틱(affect heuristic)은 바로 이러한 심리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이는 우리가 판단을 내릴 때 논리적 분석보다는 그 순간의 기분이나 감정에 의존하는 경향을 말한다. 다시 말해, 어떤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좋다' 혹은 '싫다'는 감정을 먼저 느끼고, 그 감정을 근거로 합리적인 판단인 것처럼 결정하는 것이다.이 개념은 인지심리학자 폴 슬로빅(Paul Slovic)과 동료들의 연구에서 구체화되었다. 그들은 사람들이 복잡한 정보를 해석할 때 감정을 하나의 정보로 간주하며, 이 감정이 인식 자체를 왜곡할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감정 휴.. 2025. 4. 6. 이전 1 2 3 4 5 6 7 ··· 9 다음